02
21
반응형

2011년 3월 17과 22일, 함양군 백운산 빼빼재-정상 등산로 구간 중 안내표지판이 설치되어 있는 '참꽃나무 군락지'가 있다. 근데 이곳의 참꽃이 참꽃이 아니라 철쭉이라는 민원이 들어와서 식생조사를 나서게 된다.

 

내가 알기로는 참꽃은 진달래 아니였던가? 철쭉이 개꽃이고. 진달래 군락지에 철쭉 만 있다는 것으로 이해하고선 일단 사무실에서 식물도감을 펼쳐본다.

 

 

어... 참꽃나무라고 따로 존재한다. 진달래 철쭉과 비교해 꽃색깔과 모양이 다르고 잎은 넓고 윤이나며 눈은 하나에 가지보다 더 크다.

 

자, 참꽃나무 군락지에 참꽃나무가 있는지 출발해 보자.

 

함양군 빼빼재

오늘의 산행기점은 함양군 백전면과 서하면의 경계인 빼빼재. 버스도 주차할 수 있는 널찍한 공간과 화장실 그리고 백운산과 대봉산 안내표지판들이 도로를 마주 하고 있다.

 

눈에 들어오는 바위가 있다. 후해령 비석, 백전면청년회에서 세웠나 보다. 빼빼재를 후해령이라 지칭했는데 예전에 이곳이 바닷물로 가득찼다는 전설에 기인한 명칭일 것 같은 강한 예감이 든다.

 

사실 명칭이란건 사회적인 약속이다. 산의 골짜기들중에 이름이 있는 골짜기는 "나 사립골에 다녀올게"라며 밥지을려고 아궁이 군불지피는 마누라에게 괭이들고 밭매러 가는 서방이 하는 말 처럼 누군가와 지명에 대한 약속이고 이름에 있는 그 골짜기는 사람의 통행이 있었음을 의미한다.

 

땅에 대한 애착이라는 것이 지금 사용하는 지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옛지명이라며 꺼내와 거들먹거리기도 하고 또는 새로운 지명을 창조해내는 탐탁치 못해 보이는 일도 있다.

 

몇백년전 조선시대 고지도의 빼빼재 한자어 명칭을 굳이 꺼내올 필요도 없거니와 마을 사람들이 사용했던 빼빼재 명칭을 일제가 한자어로 바꾸기 위해 아랫마을인 대방을 근거로 지도에 대방재라고 굳이 바꿔진 일도 있지만 후해령이라는 애착심 강한 명칭이 갑자가 나타나는 일도 편해 보이진 않는다.

 

백운산 빼빼재-정상 등산로

빼빼재-서봉-정상 구간 등산로는 거져먹기다. 해발 800m인 고개마루에서 출발하는 잇점도 있지만 거의 산책길 수준이다. 청명한 공기를 만끽하면서 흥얼거리며 걷다 보면 어느새 정상에 다다른다. 빼빼재-정상-상연대-대방마을로 이어지는 코스를 강력추천한다. 백두대간을 타고 싶다면 빼빼재-정상-중고개재-중치-중기마을로 이어지는 코스도 강력 추천한다.

 

백운산 참꽃나무 군락지

흥얼거리다 보니 벌써 참꽃나무 군락지에 도착했다. 멀리 뾰족한 봉우리가 서봉이다. 그 너머에는 부전계곡이 있고 영취산 등산로가 있다. 영취산은 전라도 산맥들의 발원지이다.

 

사진상으로는 진달래가 많이 보인다. 자, 참꽃나무를 찾아보자.

 

진달래

꽃이 피면 참꽃나무가 한눈에 들어오겠는데 구분이 잘 안돼 눈이나 열매를 살펴보기로 한다.

 

철쭉

산철쭉 아니다. 철쭉이다. 참꽃나무와의 차이점은 열매도 다르지만 눈 바로 아래 가지의 모양이 다르다. 점이 박힌 듯한 특징을 보인다.

 

철쭉

 

진달래

가지 끝에 꽃눈이 여러개 모여 달려 있는 진달래다.

 

열매는 진달래와 비슷하고 눈은 철쭉과 비슷한 참꽃나무를 찾기 어려웠다.

 

참꽃나무

 

참꽃나무 발견했다. 열매가 벌어진 부분은 진달래 보다 가느다랗고 눈은 가지끝에 하나만 올라오되 눈 아래의 가지가 철쭉과 다르다. 껍질이 갈라진 가운데 열매부분이 진달래가 상대적으로 도톰하고 참꽃나무는 예비셀쪽(날씬, 가늠)하다

 

참꽃나무 군락지라 명명하기에는 참꽃나무의 갯수가 미미하여 민원의 내용이 일리가 있어 표지판을 제거하기로 한다.

 

 

진달래, 철쭉, 산철쭉, 참꽃나무 처럼 비슷한 식물들이 많은 것 같다. 참나무도 여러종류인데 아직까지 구분은 못하지만 다음번 산행의 기회가 있다면 구분하는 방법을 익혀야 겠음. 작은 식물도감 책이 있다면 들고 다니면서 비교해 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반응형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