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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일, 백운산(함양군) 청소 산행을 다녀왔습니다. 빼빼재(원통재)에서 서래봉을 거쳐 백운산 정상에 도착 한 후 백운암으로 내려가는 미개척 구간으로 하산했는데요. 모든 쓰레기를 주워 오느라 장장 7시간이나 걸렸습니다.

 

▶▶구간정보

 

Quantum GIS(백운산 등산로 노선도)

주의) 위의 노선도에는 방향표지판 등의 시설물이 없는 비정규 등산로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백운산 정상

 

백운산(1278,6m)은 경남 함양군 백전면/서상면과 전북 장수군 번암면의 경계 즉, 백두대간에 위치한 산입니다. 정상 외의 봉우리는 서래봉, 중봉, 하봉(끝봉)이 있고 상연대, 묵계암, 백운암, 화과원 등의 절이 있습니다. 또한 중재, 중고개재, 빼빼재(원통재), 절고개 등의 고개가 있습니다.

 

등산로 구간은 대방마을 백운교에서 분기되는 상연대·묵계암 / 백운암·화과원 구간과 빼빼재(원통재) 구간이 있으며 부전계곡에서 백운산으로 향하는 등산로가 있습니다. 또한 영취산-백운산-중재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구간이 있습니다. 특이한 점은 장수군 번암면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는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대표적인 등산 노선으로는 빼빼재-서래봉-정상-상연대-백운교-대방마을로 이어지는 노선을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으며 원점회귀 노선으로는 백운교-백운암-용소-화과원-절고개-서래봉-정상-상연대-백운교로 이어지는 노선을 많이 이용합니다.

 

교통편자가용의 경우 중부고속도로(대전-진주간) 서상IC에서 빠져나와 서하면 소재지를 거쳐 백전면 방면으로 빼빼재에 도착하거나 대방, 신촌마을까지 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또는 대전-진주간/88 고속도로 함양IC에서 빠져 나와 함양읍을 거쳐 병곡면 또는 백전면 방면으로 대방, 신촌마을 또는 빼빼재에 도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소요시간은 두가지 모두 20~30분 정도 걸립니다. 대중교통의 경우 함양읍 군내버스 정류장에 도착하여 백전면 신촌(종점) 행 군내 버스를 이용하여야 합니다.

 

대중교통 군내버스 시간표(백전면 신촌방면-소요시간 40분)

함양읍 발->신촌 종점: 07:40/09:30/10:20/11:20/12:20/14:30/15:20/16:20/17:30/19:40

신촌 종점 발->함양읍: 08:20/08:50/10:10/11:00/12:00/13:00/15:10/16:00/17:00/18:10/20:20

 

백운산 등산의 중요 시점은 백운교인데요. 대방마을에서 백운교까지 500m 정도 되고 신촌마을 버스 종점에서 백운교까지는 200m 정도됩니다. 신촌마을에서 빼빼재로 넘어가는 군내버스는 없습니다. 빼빼재 구간은 겨울에 눈이 내리면 출입이 통제되는 구간이며, 대형차들의 경우 브레이크가 파열될 수 있는 구간이기도 합니다.

 

<함양IC-함양읍-35분-대방마을-500m-백운교-200m-신촌마을 버스종점-빼빼재-서하면 소재지-서상IC>

 

2013.05.05 | 지도 크게 보기 ©  NHN Corp.

백운산 백운교 시점

 

▶추천 포인트

 

상연대는 고운 최치원 선생에 대한 유래가 있는 천년고찰로서 법당은 6.25 때 불에 타 후대에 지어졌지만 불상은 천년이 되었다고 합니다. 상연대는 스님들의 수행을 위한 절인데요. 기존의 등산로가 법당 앞을 지나가게 되어 있었습니다. 상연대 앞에서 지리산 천왕봉을 조망하며 담배도 피우고 떠들고 하는 등산객들이 많아 현재 법당을 둘러 가는 우회 등산로를 개설 해 두었습니다. 혹시라도 법당앞을 지나는 등산로를 이용할 경우 조용하고 경건하게 지나시기를 바랍니다. 상연대에는 식수가 있어 물을 보충할 수 있으며 그 아래에 있는 묵계암에서도 식수가 있습니다.

 

경상남도 기념물 제229호 화과원은 절임에도 불구하고 농장터입니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 자금 마련을 위해 백운산 첩첩산중에 농장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선농불교를 실천한 곳입니다.

 

경상남도 민속문화재 제19호 영은사지 석장승은 옛 영은사터에 있는 호법신장상의 석장승입니다. 소박하고 익살스러움이 잘 표현 된 조형물입니다. 좌호대장군과 우호대장군이 길 양쪽에 있습니다.

 

정상 바로 아래엔 은 제법 큰 헬기장 있습니다. 정상표지석이 두개입니다. 예전부터 있었던 작은 표지석이랑 아주 큰 백두대간 정상 표지석이 존재합니다. 이곳은 백두대간 종주를 하는 산행객들이 야영을 하기도 하는데요. 작년(2012년)에 청소를 깨끗하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2013.5.2)도 많은 분량의 쓰레기를 수거해 왔습니다.

 

▶추천 등산로

 

산행객들을 픽업할 수 있는 관광버스의 경우 빼빼재에서 정상 방면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브레이크 파열에 주의해햐 합니다. 빼빼재는 백운산-대봉산-도숭산을 잇는 마루금이기에 해발고도가 800m가 넘습니다. 정상까지의 고도차이가 500m인데 구간 거리는 5Km 정도 됩니다. 따라서 상당히 완만한 능선을 타고 가는 구간이기에 아무리 천천히 걸어도 2시간 이내에 정상까지 도달 할 수 있습니다. 아주 빠르게 걷는다면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됩니다.

 

백운암 방향 등산로의 경우 용소까지 평지와 다를 바 없는 계곡 등산로를 걷게 됩니다. 용소에서 화과원-절고개 방면으로 가거나 서래봉 방향으로 진행하면 됩니다. 단, 서래봉 방면이 아닌 백운산 정상으로 바로 가는 등산로의 경우 옛 집터와 폐 경작지 그리고 숯가마터 길을 가게 되는데요. 너덜지대와 더불어 대부분의 등산로 노면이 암반, 암석으로 되어 있고 급경사 구간이 많아 비추천입니다.

 

상연대 노선의 경우 상연대까지 가파른 임도길을 걸어 올라가야 합니다. 중간에 만나는 묵계암에서 능선으로 올라 끝봉(하봉) 방향으로 진행하는 부노선이 존재합니다. 상연대까지 도달하였다면 약 400m 정도의 급경사 구간을 통해 끝봉 능선으로 올라서게 되는데요. 고진감래란 말을 절감하게 될 것 같습니다.

 

 

▶▶백운산 청소산행

 

Quantum GIS(백운산 청소 산행 코스)

 

Map Source(GPS 트랙, 포인트)

 

빼빼재에서 오전 10시 30분 경 출발하여 오후 3시경 정상에 도착, 50분간 정상의 쓰레기를 수거 한 후 오후 5시 40분 경 백운암에 도착하였습니다.

 

수거한 쓰레기의 무게는 약 10Kg 정도 되었는데요. 담배꽁초, 알루미늄 캔, 통조림 캔, PET 빈병, 휴지, 비닐봉지, 각종 포장지, 소주병(유리병) 2개, 후라이팬 등이었습니다. 정상 근처에서 소주병과 후라이팬을 발견 했을 때는 정말 욕이 나올려고 하더군요. 용변 본 휴지는 도저히 손으로 잡기 어려워 집게를 들고 갔습니다. 용변 본 휴지의 경우 배낭에 넣어서 가져 오기를 꺼리는 것은 이해합니다만 제발 물티슈는 사용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썩지도 않고 분해되지도 않을 뿐 더러 비가 오면 하얗게 표백되어 등산로 여기저기에서 눈에 띕니다.

 

산에서 최소한의 양심이라도 지켜려는지 등산로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던지는데요. 여름에는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겨울, 봄에는 훤이 다 보입니다. 잡목, 잡풀을 헤치고 기어 내려가 다 수거를 해 왔습니다. 멀리 던지지 말고 등산로에 그냥 버리는게 최소한의 양심일 것 같습니다. 물론 버리지 않는게 최선이겠죠.

 

버리는 쓰레기를 분석해 보니 담배꽁초는 100% 버리더군요. 그리고 빈 생수병 같은 부피가 큰 쓰레기도 대부분 버립니다. 압착하여 부피를 줄여 배낭에 넣어 가도 될 것이건만 왜 버리는지 저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지리산 둘레길의 경우 생수병 버리는 분량이 엄청납니다. 왜 아무데나 버릴까요?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백운산 정상

 

정상에 도착하니 쓰레기 자루의 반 정도가 채워졌습니다. 부피는 작지만 수백개의 작은 쓰레기들이 들어 있습니다. 특이한 점은 백운산 정상은 다른 산의 정상 보다 더 많은 쓰레기가 있습니다. 거의 쓰레기장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인데요. 문제는 정상부는 비교적 깨끗한 반면에 주위의 사면에는 곳곳에 쓰레기가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후라이팬까지 주웠습니다. 올라 올 때는 고기 구워먹을 생각에 가벼웠을테지만 내려갈 생각을 하니 마음이 무거웠던 모양입니다. 뭐라 할말을 잃었습니다. 어쨌든 곳곳을 헤치며, 누비며 50분가량 청소를 하였습니다.

 

 

하산 예정인 구간이 가파른 구간이라 배낭에 쓰레기 자루를 묶었습니다. 들어보니 무게가 약 15Kg 정도는 나가는 것 같습니다. 자루에 쓰레기 물이 흘러나와서 후라이팬을 배낭쪽으로 넣어 방패막으로 삼았습니다.

 

 

주위 나무를 잡지 않으면 안될 정도의 급경사를 내려오다가 나무가지에 걸려 자루를 묶은 노끈이 풀렸습니다. 제대로 묶어주고 다시 하산하였습니다.

 

 

너덜지대에서 길을 헤맸습니다. 길을 꼭 찾아서 내려와야 했기에 지그재그 하산법으로 길을 찾아서 내려오느라 시간을 허비했습니다. 아직도 2.4Km나 남았다는 이정표를 보고 마음이 급해집니다. 현재 시간은 오후 5시 12분

 

백운암

 

백운암에 도착했습니다. 5시 40분 경, 근데 자루를 배낭에 매고 오다 보니 사람들이 산나물, 두릅을 채취해서 오는 줄 알더군요. 자루의 쓰레기를 보여드렸더니 "정말 좋은 일 하신다. 대단하시다" 라고 말씀들을 해 주셨습니다.

 

대방마을, 백운교 등산로 시점(클릭/확대)

 

▶▶작업 후기

 

사실 다녀간 산행객들에 비하면 쓰레기는 극히 적은 분량이었습니다. 수만명이 지나간 지리산 둘레길 함양 구간도 대형 쓰레기 포대에 10자루 정도 나왔는데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극히 일부분의 사람들만 생각을 바꾸면 뒤에 그곳을 여행하는 사람들도 쓰레기에 눈살 짓푸리지 않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면서 산행을 마무리 지을 수 있을 겁니다.

 

양지꽃, 백운산에서...

아름다운 꽃도 옆에 쓰레기가 있다면 아름답지 않을 겁니다. 당신이 꽃을 보고 아름다움을 느끼는 한, 산행에 마음이 힘들고 지칠지라도 아름다운 마음 만큼은 버리지 말아야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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