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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아버지께서 거동이 불편하시다기에 걱정되어 어머님과 함께 몇주전 대구를 가게 되었다. 서로의 왕래가 줄어들어 갑자기 변고라도 생긴다면 뵙지 못한 아쉬움이 생길 것 같은 걱정스러움이 방문을 부추켰다.

 

내일 서문시장 100주년 기념일 관계로 윤석열 대통령의 방문으로 인해 서문시장 일대에 교통통제가 있었다. 그래서 골목 골목으로 뺑뺑이를 돌며 서문시장 주차장으로 찾아가게된다.

 

어머님 가게의 재료를 사기 위해 서문시장을 먼저 들렀다. 목적지는 오래된 거채처인 아진상가의 점포.

 

(좌측사진) 좌측이 아진상가 / (우측사진) 아진상가

 

아진상가

아진상가에서 구매를 마치고 2지구로 이동.

 

어릴적 어머님이랑 물건을 떼러 자주 오던 시장이라 낮설지는 않다. 대구 자체가 낮설지 않은게 내가 4살까지 살던 도시이고 친가 친척들이 대부분 이곳에 계시고 매년 제사지내러 큰집에 1년에 6번을 왕래하는 연유에서다. 하지만 시대와 세태가 변해 제사를 한날한시로 모으고 할머님과 아버지께서 작고 하신 뒤 왕래가 잦아들었다.

 

대구에서의 4살 이전의 추억 중, 3살 때 김추자의 '거짓말이야'가 수시로 들려 가사를 바꿔 개사해 불렀던 기억. 한시도 방구석에 잘 못계시는 할머니 손에 이끌려 대구 시내버스를 탈 때 마다 들렸던 CM송 "보석이 눈부시네 미성당, 우리들의 금은보석 미성당~"을 얼마나 많이 들었으면 가사를 외우고 있을 지경이다.

 

이곳 함양으로 4살 때 오게 되었는데 가장 충격적인게 화장실이었다. 나무 널판지로 덧대 놓은 화장실은 나에게 공포였다. 화장실 갈 때 마다 빠져 죽을까봐 "엄마"를 목놓아 부르고 엄마가 앞에 없으면 화장실을 가지 못했다.

 

서문시장 2지구엔 원단을 구매하러 왔다. 나도 망사 커텐지를 소량 구매했다.

 

서문시장 음식좌판

주차빌딩 1층 로비에서 무인정산기에서 주차요금을 정산하면 된다. 1대당 주차장 면적은 문콕따윈 걱정할 필요 없을 정도로 넓다.

 

(좌)주차빌딩에서 동산상가 방향 출입문으로 나온 후 큰거리로 가 아진상가로 이동 / (우) 건어해산물상가

 

집중과 분산

시장이 활성화 될려면 콘트롤 타워가 튼튼해야 한다. 그리고 그 콘트롤 타워에 편의시설이 밀집해 있어야 한다는 것. 함양과 같은 작은 소도읍의 시장도 외지 방문객이 왔을 때 길을 헷갈려 한다. 이때 방문객들을 일단 특정 구역으로 유도하고 여기서 각 점포로 분산 시켜야 한다는 것.

 

마트를 예를들자. 들어서자마자 카운트가 배치되어 있고 계산원이 인사를 한다. 그리고 내가 구매하고자 하는 물품의 위치를 계산원에게 묻거나 기타 궁금한걸 묻게 되면 친절한 답변이나 안내를 받게 된다. 전통시장엔 없는 부분이다. 물론 길목 첫번째 점포에 묻게 되나 친절을 기대하긴 어렵다. 왜냐하면 직접 안내를 하지 않는 이상은 길안내 자체가 설명하기 힘든 그리고 시간이 꽤 걸리기 때문이다. 마트의 "3번 매대로 가세요" 처럼 간단한 일은 아니다.

 

서문시장의 경우 상가연합회의 주차빌딩 건물에서 방문의 시작이 이루어지고 거의 대부분 은행의 ATM기가 비치되어 있으며 만남의 장소와 같은 로비가 있어 쉼터의 역할도 같이 하고 있다. 1층에 주차무인정산기가 있어 주차비도 간단하게 결재할 수 있다. 여기에 안내표지판 등이 잘 되어 있어서 방문하고자 하는 상가와 점포로 찾아가는건 어렵지 않았다. 마트처럼 시장 상인회에서 직접적으로 방문객을 응대하기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친절한 또는 영리한 안내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정리하면 방문객이 주차를 하고 시장으로 들어섰을 때 그 입구에 쉼터, 만남의 광장, ATM기, 화장실, 안내도, 안내표지판 등이 밀집해 있어야 한다는 것. 입구가 두군데라면 두군데 다 이런 시설이 필요하다. 함양시장도 없는 것은 아니나 편의 시설의 집중이 되어 있지 않아 방문객의 원할한 분산도 어려운게 사실이다.

 

상인회의 경제적독립성

시장활성화의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그러나 정부의 예산지원은 불가능한 영역이다. 상임임원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차이가 크다. 명예직으로 시장활성화에 기여한다는 것은 개인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비상임 임원들로서는 힘들다. 이득이 있는 것도 아닌 상황에서 수익에 지장을 초래함을 감수할 정도로 상인회 활동을 할 수는 없는 노릇.

 

따라서 사무장이라도 둘려면 상인회 자체의 수익활동이 있어야 한다. 매월 걷는 상인회비로는 전기세, 물세 등의 일반 경비도 충당하기 빠듯한 실정.

 

분명히 고민해야 할 부분이지만 자칫잘못하면 무리한 사업으로 인해 빛더미에 올라설 수도 있다. 쉽지 않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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