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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 전통시장의 활성화가 어려운 이유 - 가치복원

 -불가능한 가치복원에 집중

2편 전통시장 활성화 방안 - 온라인 플랫폼

 -온라인플랫폼의 대두와 활성화 단계

3편 전통시장 활성화 방안 - 오프라인 플랫폼

 -마트의 경쟁력 강화 방법 이해

4편 전통시장 활성화 방안 - 전통시장의 현실

 -전통시장의 현재와 미래

5편 전통시장 활성화 방안 - 전통시장만의 플랫폼 구축

 -상인주도가 아닌 소비자 주도의 중독적 플랫폼

6편 전통시장 활성화 방안 - 콘텐츠 제시

 -전통시장의 경쟁력 콘텐츠 나열

7편 전통시장 활성화 방안 - 가치창조

 -새로운 가치들의 생성과 소멸의 반복

 

 

전통시장 활성화에 대한 방법론을 전문가들 대부분은 시설현대화, 결재시스템, 관광형 등에서 찾는다. 정부의 일반적인 전통시장 지원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온라인 판매 및 디지털 마케팅과 인플루언스나 SNS 홍보

-전통시장 체험프로그램 진행, 문화체험

-지역상품과 문화를 기반으로 한 음식, 방송 등 콘텐츠 제작

-시장 환경 개선과 노후화된 인테리어, 화장실, 시설 등을 보수, 쇼핑환경 개선

-다양한 상점이나 쇼핑몰 등을 유치

-지역명소로 거듭나 관광객 유치 및 문화행사

-지역 주민과의 소통과 연계 강화를 통해 내수시장 발전

-카페나 프렌차이즈 식당 등을 유치하여 유입인구 증가

-공유주방등의 새로운 식당공간 개설과 새로운 상품 도입 등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

-임시휴게실, 주차장 등의 편의시설 확충

-사업자 등록 독려 및 결재시스템 확충

-상인 대상의 서비스 교육 실행

-자체 택배서비스 가동

 

이처럼 이유있는 많은 대책과 제안들이 현재 전통시장에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예산이 내려와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사업이나 장사라는게 공간과 시설, 홍보가 주어진다고 되는게 아니다. 직접적으로 상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레시피'이다. 이 레시피를 알려주지 않는다면 최소한 어떻게 레시피를 확보해야 하는지 알려줘야 한다. 물론 갖다준 물을 상인들 스스로 떠먹어야지 노력도 하지 않는다고 일갈할 수 있지만 상인들 스스로 해낼 수 있다면 역설적이게도 정부 지원따윈 필요없다.

 

예를들면 상인들의 재고처리 같은 디테일한 부분에 대한 대책이 없어 이로 인한 상인 개인에게 걸린 클레임이 전통시장 전체에 타격을 주는 형태가 반복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책 마련에 일부 예산이 편성되고 시설지원, 교육이 이루어져야 하나 그렇지 못한게 정부지원의 현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철저하게 상인 중심의 사업적 마인드로 예산편성을 해야 한다.

 

 

1. 전통시장의 현실

 

1) 재고처리

 

전통시장과 마트와의 직접 경쟁 상품은 신선식품이다. 소비자들은 이 신선식품에 상당히 예민하다. 마트에서 맛있어 보이는 디스플레이에 혹해서 구매를 했는데 물러졌다거나 달지 않다거나 하는 소비자불만. 재고처리를 위해 시간이 지난 신선식품에 할인된 가격표를 붙이지만 불량품을 구매해간 소비자는 할인률은 생각하지 않는 부분에서 오는 불만족. 그러나 환불이라는 적극적 서비스 때문에 어느 정도의 소비자는 리스크는 어느 정도 감수할 수 있다.

 

시장의 경우 신선식품을 식당에 납품을 하는 전통적인 오래된 식자재 도매점이 존재한다. 이곳 함양시장에 두군데가 있고 시장과 맞닿은 곳에 한군데가 있다. 이곳은 클레임이 걸릴 일이 거의 없다. 로컬들은 어느 정도의 정보가 있어 어디에서 구매를 해야 가장 좋은 만족도가 있다는 걸 알기에 단골이 이미 되어 있지만 가끔 방문하거나 관광객이라면 상당한 곤혹을 치루는 경우가 있다. 먼거리로 인해 교환이나 환불도 쉽지 않기 때문이고 환불절차도 상인의 성향에 따라 실질적으로 용이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렇듯 전통시장 뿐만 아니라 마트 역시 신선식품의 재고 처리가 이윤의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그리고 이때문에 시장 또는 마트의 전체 이미지까지 훼손 되기도 한다.

 

어제는 시장임원으로서 시장의 특정 점포에 대한 클레임을 전화로 받은 적이 있다.

 

하시는 말씀이

 

"전통시장을 평소에 다니지는 않습니다"

"저번에 들러서 야채를 구매했는데 너무 좋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같은 곳에서 구매를 했는데 추천해주는 걸 구매했더니 반이 물러져 있습니다"

"전통시장이 이래서 안되는구나. 생각하게 됩니다"

"이제 전통시장에 갈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단편적인 불만을 시장의 전체 이미지를 손상시키는 결과로 귀결되었다. 클레임을 거신 분의 판단이 합리적인(일부 상인의 문제로 전체를 동일시)가의 문제는 차치하고서라도 그간 전통시장 자체의 이미지가 바닥으로 떨어졌다는걸 여실히 보여주고 있으며 단편적인 불만 사항이 전체를 판단하더라도 딱히 반론할 수 없다는 점에서 전통시장의 대국민적 이미지 재고가 가장 먼저 선행되어져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게 된다.

 

2) 서비스와 친절

 

경계심이라는 특성에 대해 주목한다. 나는 식자재를 자주 구매하기 때문에 마트별로 해당 식자재를 휴대폰으로 촬영하여 필요한 식자재가 생기는 경우 그 정보를 토대로 마트마다 들르는 두벌일을 하지 않거나 보다 가격이 저렴한 곳으로 직행한다. 하지만 이곳 함양읍에 최근 신생 마트들이 생기다 보니 인심도 팍팍해졌다. 그렇다 보니 휴대폰 카메라를 제품으로 들이미는 순간 마트 직원들의 신경이 곤두서는 모양새다.

 

꽉찬 곳간에서 인심 난다고 서비스도 여유가 있어야 생기는건 인지상정이다. 물론 소비자야 무조건적인 친절과 서비스를 원하지만 세상만사 뜻대로야 되겠는가.

 

따라서 서비스(봉사정신)과 친절은 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익혀서 몸에 배여야 한다. 오늘 내가 기본이 좋지 않다. 슬프다. 매출이 시원찮다. 빚에 시달린다. 등등등 친절하지 못할 상황은 매우 많다. 그래서 몸에 익혀야만이 봉사정신과 친절을 발휘할 수 있다. 결코 쉬운게 아니다.

 

3) 불편함

 

같은 제품을 판매하는 상점이나 노점이 줄줄이 사탕처럼 다닥다닥 붙어 있는 전통시장은 일단 소비자인 나부터가 너무 불편하다.

 

선친께서 남겨놓고 가진 땅을 등기이전 하기 위해 영덕에 들렀다가 돌아오는 길에 친척, 지인들께 간고등어를 선물하기 위해 안동시장에 들렀다. 방문객들의 입장에선 시간절약을 위해 패턴을 따라 움직이길 원한다. 네비게이션이 가르키는데로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시장 정문을 거쳐 직선으로(길 헤메면 안되기에) 이동해 좌우를 살피면서 쇼핑을 하는 걸 선호한다. 그리고 원하는 걸 빠르게 탐색하기 시작한다.

 

근데 문제가 안동간고등어 파는 노점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아니, 노점 전부가 다 팔고 있다. 우리는 물건이 실한지 살펴보기도 하고 가격도 물어볼려고 했는데 지나쳐올 노점들에게 미안해 졌다. 소비자인 내가 불편하다는 것이다. 어머니께서 정말 큰 간고등어를 마음에 들어하셨는데 나는 길을 재촉하고 말았다. 그리고 노점 말고 점포의 간고등어 전문판매점으로 빠르게 들어섰다. 사실 노점에서 구매하지 않은 이유가 보관등의 위생문제 때문이기도 하다. 점포 사장님께 노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물으니 불만 가득하시나 말을 아끼신다.

 

손님이 느끼는 이 불편함은 실재적이다. 시장은 같은 제품을 바로 옆에 붙어서 판매하는 무한경쟁이기에 장터, 장돌뱅이라는 성향이 자연스럽게 생겨나기 마련이며 거칠고 사나움으로 정착된다. 이런 분위기가 손님들을 불편하게 하는 건 사실.

 

나의 어머님이 머구철인 지금 머구(머위) 살려고 난전 둘러보다 오셔서 하시는 말씀.

 

"머구 사러 갔다가 벌떼 처럼 달려들어서 시껍했다"

"여기저기서 사라고 달려들더라"

"그냥 왔다. 무서버 무서버"

 

물론 이것도 사람사는 풍경아니겠는가마는...

 

4) 경쟁력

 

시장을 찾는 이유는 지역특산품 즉 '로컬푸드'와 '로컬제품'에 맞추어진다. 함양시장엔 수제 도리깨를 만드는 전국에서 단 하나 남은 죽공예 상점이 있다. 가을 수확철엔 도매상들 차가 줄을 서서 대량으로 구매해 간다. 하지만 수제 죽공예의 특성상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고 중국산이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실정은 촌동네 시장의 점포를 더 어렵게 한다.

 

제철 야채야 노점, 난전 할머니들이 밭에서 금방 캐서 판다고는 하나 냉장 보관해야 하는 야채들은 관리가 녹녹치 않다. 요즘 소비자들이야 마트를 가면 원하는건 다 있으니 수확철을 모를 수 밖에 없고. 오늘 우리 함양시장을 둘러보니 머구장이 되었다. 난전 할머니들이 너나할 것 없이 머구(머위)를 캐와서 다 팔고 있으니 말이다. 이렇다 보니 소비자들의 니즈와 전통적인 판매방식과는 괴리가 있기 마련.

 

그나마 다른 상권과 경쟁이 가능한 것은 음식점이다. 오래된 노포들이 있다. 단골들도 많다. 하지만 시장의 구조적인 특성상 청결하지 못한 부분, 거리가 먼 공용화장실, 주차장에서 어느 정도 길을 헤매다 찾는 부분,  좁은 식당 공간 등등 새로 생긴 프랜차이즈, 맛집 등과의 경쟁에서 지속적으로 밀리고 있는 실정.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나마 인기 있는건 새벽시장에서 떼오는 수산 생물, 수제 오뎅, 수제 두부, 떡집 등 경쟁우위라기 보다는 마트에서 취급하기 어려운 차별화된 상품들이 주를 이룬다.

 

5) 결재 시스템

 

시장에서 카드를 사용할 수 없다라는 볼멘 목소리도 시대에 뒤떨어진 소리가 되가는 지경이다. 온누리상품권과 지역상품권. 제로페이 결재, 배달의민족, 시장제휴 홍보사를 통한 결재, 중소기업의 판매 결재 앱 등등 아직도 시장 어르신들은 잘모르는 결재방식들이 물밀듯이 쏟아져 들어왔다. 여기에 각종 온라인 페이들까지 열거하면 비단 시장만의 문제가 아니다. 여기에 현금영수증이니 사업자증빙자료라도 열거하면 머리가 아프다.

 

정부차원의 지원배제 패널티 등을 이유로 전통시장의 사업자등록을 종용하고 있으나 노점(길가 판매대)과 난전(길바닥 바구니)에게는 불가능한 얘기여서 소비자들이 각자의 결재시스템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 처럼 전통시장 특유의 결재방법도 인정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2. 전통시장의 미래

 

요즘 젊은 세태들의 창업트렌드는 프랜차이즈 위주다. 왜냐하면 식당이니 하는 곳에 직원으로 몇년간 일하면서 경력을 쌓아 성공을 확신할 수 없는 창업에 도전하는 어려운 방식을 전혀 선호하지 않는다. 이미 검증된 프랜차이즈를 차려 단기간내에 창업에 성공하는 방식을 당연히 선호한다. 이 방법이 잘못되었다고 말할수는 없다. 시대가 바뀜을 인정해야 한다.

 

지금도 전통시장 활성화를 바라는 상인회, 지각있는 상인, 해당 전문가들은 공유주방이니 하는 것들을 시장으로 끌어와 청년을 유입시켜 밑바닥 부터 시작하는 전혀 곱지 않은 장미빛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 트렌드를 잘못 읽고 있다.

 

백종원의 예산시장을 보자. 거대한 프랜차이즈와 크게 다르지 않다. 직원(시장상인)들이 말을 안들으니 한달간 문을 닫는단다. 백종원은 전통적인 장미빛 미래를 제시하지 않고 현실적인 트렌드를 지금 당장 예산시장에 적용했을 뿐이고 대단한 성공을 맛보았다.

 

현재 우리 함양시장은 나이드신 또는 장사가 이젠 잘 되지 않는 또는 치매가 오신 상인분들이 하나둘 떠나고 점포 문을 닫고 세를 붙여놓는다. 여기에 젊은이들이 올까? 자식들이 대를 이어 점포를 이어나갈까? 차라리 점포를 팔아서 빚좀 보태서 프차 내면 주위 인정 받으며 먹고사는데 지장없는데? 상술이니 기술 따윈 본사에서 다 알아서 해 주는데?

 

프랜차이즈 공화국. 이게 대한민국의 현실이고 트렌드다. 때문에 시장에 젊은층이 바톤을 이어 받지 않는다는것도 현실이다.

 

이 현실을 어떻게 헤쳐갈까?

 

상인회를 협동조합으로 만들어 CCTV를 전체 매장에 꼼꼼하게 설치하고 상인들은 날짜별로 조를 지어 최소 인원만 시장 입구에 설치된 계산대 배치하거나 물품 진열 등과 고객 도우미 정도로만 배치하고 음식점이나 분식점만 주인을 배치하여 대형마트 처럼 운영하게 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고민해 봐야 하는 말도 안되는 상황까지 오지 않을까?

 

다음편에서는 트렌드를 읽어내는 실전형 전문가들의 방식도 살펴보고 공실이 되어가는 시장 점포의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방법도 제시하고 위의 트렌드를 역행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론을 제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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