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로와 같은 산길의 거리를 측량하는 가장 정확한 방법은 무엇일까요? 제가 생각했을 때 사용가능한 방법은 4가지로 압축됩니다. 1.도상거리측정 2.줄자측량 3.GPS 측량 4.보측(걸음걸이 측량)입니다.
비전문가(아마추어) 집단은 GPS 측량이 정확하다고 말하고 전문가(프로) 집단은 줄자가 정확하다고 합니다. 도상거리측정의 경우 고도차이를 감안하지 않고 거리를 재기 때문에 양 집단 모두 신뢰하지 않습니다. 또 다른 이유로는 지도상에 길이 나타나 있지 않으면 거리측정을 하지 못합니다. 사실 비전문가 집단의 경우 줄자로 등산로의 길이를 잰다는 걸 잘 알지 못하기에 GPS 거리와 도상 거리만을 비교하여 GPS가 정확하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의 경우엔 '보측'이 정확하더군요(진담입니다)
방법에 따른 장단점
1.도상거리
-장점: 범용 기준이 가능하다. 거리를 측량한 곳 마다 다른 거리가 나오기에 누구나 공통적인 거리를 표기할 수 있다.
-단점: 고도차이에 따른 거리를 감안해서 측정하기 힘들다. 등고선을 감안하면 되겠지만 계산이 어렵다. 산길의 경우 길이 표시되어 있지 않은 곳에선 거리를 측정하는 건 불가능하다.
2.줄자
-장점: 실측이기에 가장 정확하다.
-단점: 돈 받고 하는 일 아니면 실행하기 힘들다.
3.GPS
-장점: 어느 정도 정확성을 담보할 수 있고 쉽게 측량가능하다.
-단점: 거리를 재는 데이터인 트랙로그가 측량자의 걷는 속도, GPS 수신신호의 오차 등으로 인해 실제 거리 보다 더 길어질 수 있다.
4.보측
-장점: 숙련자는 줄자로 재는 것과 같은 정확성을 가진다.
-단점: 몇 걸음을 걸었는지 마음속으로 새다가 까먹으면 골치 아프다. 누군가에게 걸음걸이로 거리를 측량했다고 하면 절대 신뢰하지 않는다.
실제 측량 데이터의 비교
GPS를 많이 만져 본 분들은 GPS의 거리측량을 신뢰하지 않는 공통점이 있더군요. 이건 맞는 말입니다. GPS의 오류를 인지하기 때문에 자신있게 그런 말들을 하시더군요. 하지만 그 오류를 바로 잡는 방법을 모르더군요. 아주 간단한 방법인데도 말입니다.
자 그럼 GPS 데이터와 줄자로 잰 데이터를 비교해 보겠습니다. 이건 저 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하고 있는 방법입니다. 그러나 제가 만나본 또는 인터넷상의 전문가들은 잘 모르더군요. 실제 GPS 데이터를 사용해 등산로를 설계를 하시는 분들은 오류가 있는 GPS의 트랙로그 데이터를 그대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여기서 사용된 GPS는 정밀 GPS가 아닌 아웃도어용인 가민의 오레곤550과 60CSx입니다. 아래의 결과를 보시면 알겠지만 정밀 GPS를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이 이상의 결과물을 얻지는 못할 겁니다.
줄자측량
줄자로 시점과 종점을 측량했습니다. 띠지에 <No 129>라고 적혀 있습니다. 1번의 간격이 20m니까 2,580m입니다.
GPS 측량
<맵소스>
위의 트랙로그는 GPS 측량의 단점이 여실히 보이는 결과입니다. 20m마다 멈췄다가 가기를 반복하는 줄자 측량을 하고 가면서 GPS 측량을 한 결과입니다. 따라서 이 트랙로그는 사용불가입니다. 그래서 그 이전에 시간당 1~2km 정도의 평균이하의 속도로 측량한 GPS 데이터를 사용하겠습니다. 평균 이하의 속도라면 GPS 오류는 더 커집니다.
<맵소스>
자, 현 트랙로그는 제가 튄(오류) 부분을 대충 수정한 겁니다. GPS의 오류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산을 올라가다가 다시 내려왔다가 올라가면서 이중으로 트랙로그가 그어지는 경우도 오류에 속하며 한자리에서 오래 멈추어 있으면 트랙로그가 그 근방에 여기저기 기록되는 경우도 오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을 '맵소스'에서 지우는 작업을 했습니다.
근데 위의 '트랙등록정보'를 보면 거리(길이)가 2.9km가 나옵니다. 줄자로 측량한 결과와 비교하면 약 300m 정도가 더 늘어났습니다. 이 부분 때문에 어떤 집단에서는 GPS의 거리측량을 신뢰할 수 없다고 단정지어 말하기도 합니다.
자, 그럼 아래의 결과를 보실까요?
<맵소스>
위의 결과는 가민의 맵에디터 프로그램인 '맵소스(Mapsource)'입니다. 여기에 필터기능이 있는데요. 예전 가민 GPS의 트랙로그 저장 용량이 적어 트랙로그의 트랙포인트를 단순화 시켜서 용량을 줄여 GPS에 다시 넣을 수 있는 기능이었습니다. 이 필터 기능을 이용해 트랙포인트를 줄자측량과 비슷한 조건인 20m 간격으로 찍게 만들어 단순화 시켰습니다.
결과는 2,600m 입니다. 줄자측량이 2,580m였으니 20m 차이가 납니다. 여기서 중요한건 맵소스가 1Km 이상 단위에서는 반올림을 한다는 겁니다. 1km 이하 단위로 3등분하여 거리를 m 단위로 계산한다면 믿지 못할 결과가 나옵니다.
3등분한 거리인<816+909+852>을 더하면, 결과는 2,577m입니다. 줄자 측량의 2,580m와 비교하면 3m의 오차밖에 나지 않습니다. 이로서 GPS의 측량 거리는 줄자 실측과 비교해 0.116%의 오차가 발생한 아주 신뢰할만한 결과를 가질 수 있습니다.
다만, 트랙로그를 수정 편집하는 사람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과 좀 더 많은 표본을 가지고 비교한게 아니라는 점은 이글을 읽는 각자의 판단에 맡기겠습니다.